즉흥적 이벤트의 한계…정책 연속성있는 콘텐츠 개발해야

광명시가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광명동굴의 경제적 가치를 연구 의뢰한 결과 1,53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년간 광명동굴에 투입한 예산이 2천억원이 넘고, 매년 2-300억원의 적자가 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부풀리기’라 비난하면서 43억원에 매입한 광명동굴이 6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로 거듭나 자산가치가 37배나 높아졌다고 홍보한다.

광명동굴에 들어간 예산이 2천억이냐, 5백억이냐 라는 논란은 접어두고라도, 광명시가 광명동굴에 많은 행정력과 예산을 집중시켰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돈 먹는 하마’,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여론이 많았던 광명동굴의 자산가치를 그동안 투입한 예산이 아닌 단순히 매입가와 비교해 자산가치가 37배나 높아졌다는 광명시의 논리를 과연 누가 납득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거세지는 광명동굴 투입예산에 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광명시가 어떤 예산을 동굴 예산으로 포함시켰는지 구체적인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광명동굴 투입예산에 관한 논쟁을 하려고 함은 아니다. 2016년 광명동굴 유료관광객이 142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 올랐다. 40년간 버려졌던 폐광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그 자체가 광명시민의 자랑인 동시에 많은 숙제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명동굴 연간방문객이 2044년까지 30년간 매년 3.47%씩 증가한다는 조건으로 매년 수입은 137억 2000만원로 지출 77억 6000만원을 빼면 59억 6000만원 수익 발생을 전제로 했다. 앞으로 시설유지비, 운영비 등 최소한의 예산으로 흑자경영으로 전환되고, 민간자본유치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적자구조였던 광명동굴이 하루 아침에 매년 약 60억원 흑자로 전환되고, 더 이상 예산 투입 없이 매년 방문객이 계속 증가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정답은 광명동굴이 추가 예산투입 없이도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만한 콘텐츠가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광명동굴’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콘텐츠는 무엇일까. 체험놀이터, 공포체험관, 와인레스토랑이 대표 콘텐츠일까. 아니면 8억원의 혈세를 들여 프랑스에서 비행기로 모셔오는(?) 바비인형들이 대표 콘텐츠일까.

광명시가 광명동굴을 관광자원화 함에 있어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방문객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주먹구구식’ 이벤트로 화려함만을 과시했다는데 있다.

분명한 것은 광명동굴을 대표할만한 콘텐츠 개발 없이 즉흥적으로 기획된 반짝 이벤트는 예산만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벤트 후 광명시에 남는 것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 분명한 것은 차기 시장이 누가 되든 이미 많은 돈이 투입된 광명동굴은 이제 버리기도, 계속 돈을 투입하기에도 어려운 ‘처치곤란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광명시에 광명동굴이 소중한 자산으로서 지속적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마스터 플랜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추진하는 사람은 달라져도 정책은 연속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마무리가 중요하다.

광명시는 광명동굴에 대한 비판을 ‘터무니없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겸허히 받아들이고 냉철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광명시에 묻는다. 한번 광명동굴을 방문했던 사람이 또 이곳을 찾아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광명동굴’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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