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인사 사퇴종용 한 적 없어...특위해도 문제없다
- 일하는 공무원 시기하고 윗선에 줄서는 조직문화 근절해야
- 선배공직자로서 얼렁뚱땅 농담따먹기 하다가 갈 수 없어
- 모든 문제는 숨기려 하는데서 발생...투명행정이 중요 

[광명지역신문] 감사실 보복인사의혹, 광명시 산하기관장 사퇴종용의혹 등 최근 강희진 광명부시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급기야 김윤호 광명시의원은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강 부시장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며 일하는 광명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시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광명지역신문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강 부시장을 만나 그의 솔직한 입장을 들어봅니다. <편집자註>

일시 : 2018.11.8.(목) 오후 4시
장소 : 광명시청 부시장실

							강희진 광명부시장.은 경기도 지역경제과장, 예산총괄담당 등을 역임하고 가평군 부군수, 경기도 지방행정연수원 지방부이사관을 지냈으며, 광명시에서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근무한 바 있다. 강 부시장은 올 3월 2일 부임해 양기대 전임시장이 사퇴하면서 3월 15일부터 6월말까지 광명시장 직무대행을 했다. @사진=광명시청
강희진 광명부시장.은 경기도 지역경제과장, 예산총괄담당 등을 역임하고 가평군 부군수, 경기도 지방행정연수원 지방부이사관을 지냈으며, 광명시에서도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근무한 바 있다. 강 부시장은 올 3월 2일 부임해 양기대 전임시장이 사퇴하면서 3월 15일부터 6월말까지 광명시장 직무대행을 했다. @사진=광명시청

장성윤 광명지역신문 편집국장(이하 ‘장’) 여러 논란들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다소 불편한 질문이 있더라도 양해바랍니다.

강희진 광명시 부시장(이하 ‘강’) 네, 괜찮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런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에 대해 시민들께 송구스럽습니다. 저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는데 그간의 일들에 대해 숨김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장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의 ‘라스코 광명동굴전 도서벽지 청소년 초청사업’에 대해 먼저 여쭙겠습니다. 전직 감사실 직원이 부시장께서 이 사업의 감사 중단을 수차례 지시했고, 따르지 않자 보복인사를 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광명시 내부망에 올렸는데요. 인정하십니까.

강 보복인사나 인권탄압 없었습니다. 그 사업은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가 모금한 성금(후원금)으로 한 겁니다. 법적으로 광명시는 보조금에 대해 감사할 수 있지 그 단체가 후원금을 어떻게 썼는지 감사할 권한이 없습니다. 간단한 예로 광명시에서 어떤 단체에 보조금을 1000만원 지원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1000만원만 제대로 썼는지 감사해야지, 그 외에 모든 지출내역까지 감사하면 직권남용입니다. 광명시 공무원이 무슨 권한으로 그런 짓을 합니까.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전임시장도, 저도 수차례 알려줬고, 상급기관에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상급기관에 통보만 하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공무원이 힘없는 민간단체를 상대로 1년간 그런 짓을 한 겁니다. 이런 공무원들이 계속 감사 업무를 하게 놔둬야 할까요.

장 그 공무원은 부시장께서 정산서류 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합니다만.

강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올 3월 2일 취임했고, 3월 15일부터 시장직무대행을 했습니다. 이 사안은 작년 12월 29일까지 결재할 사안이라 저는 결재 권한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3월경 결재해달라고 가져왔습니다. 당시 감사대상인 줄 알고 결재하려다 보니 사회복지협의회와 업체의 정산자료와 공무원이 가져온 자료가 달라서 결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쪽 서류를 맞추라고 한 겁니다.

장 그럼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알게 된 건 언제입니까.

강 올해 4월입니다. 국장들(박충서, 박대복, 윤양현, 최동석)과 감사실 직원들을 불러 회의를 했고, 국장들 모두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들이 계속 감사대상이라고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이후 새로 바뀐 감사실은 상급기관에 문의해 후원금 감사권한이 없다고 답변 받았고 문제점은 감사원, 보건복지부, 공동모금회 경기지회, 경기도,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에 8월에 통보했으며, 현재 경기도에서 지도점검 증입니다.

장 감사 권한이 없다는데도 감사실 직원들이 왜 계속 그런 겁니까.

강 그게 지금도 이해가 안 됩니다. 전임시장과 제가 부당한 지시를 했다면 고발해야죠. 게다가 감사자가 감사관련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장 시장직무대행 시절 시 산하기관장과 사무국장의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있습니까.

강 그런 적 없습니다. 개별적으로 만난 기관장은 한명도 없습니다.

장 직접 만나지 않았어도 공무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종용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김윤호 광명시의원이 녹취록이 있고, 특위에서 공개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강 어떤 녹취록인지 모릅니다만 그런 일 없습니다. 다만 국장들과 회의하면서 “화성시에서 산하기관장들이 일괄사표를 냈다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냐. 우리도 재신임을 받든 일괄사퇴를 하든 알아서 하도록 말을 전하는 게 신임 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니냐”고 말한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사퇴 종용을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장 그럼 공무원들이 기관장들에게 사퇴 의사를 물어본 것은 맞지만 사퇴를 강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강 네. 그렇게 오해한 기관장이 있어 담당국장과 대면한 자리에서 그런 뜻 아니라고 확인시켰습니다.

장 산하기관장 거취 문제로 박승원 시장과 의견 나누신 적이 있습니까.

강 그런 적 없습니다.

장 부시장께서 그렇게 해명함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특위를 꾸리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위까지 하기 전에 부시장이 스스로 물러냐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있습니다.

강 구설수에 오른 것은 송구스러운 일이지만 저는 정당합니다. 적극 소명해 풀어가겠습니다.

장 화제를 좀 바꿔 보겠습니다. 시장과의 관계 설정에 관한 문제인데요. 시장이 취임한지 4개월이 넘었는데 여전히 시장은 불편한 일에 대해서 뒤에 숨어 있고, 부시장께서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공직사회에서는 시장이 아니라 부시장이 진짜 시장이라고 뒤에서 수군거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 정책결정은 시장께서 하시는 것이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비판했으면 합니다. 저는 광명시 살림을 챙겨서 행정이 제대로 가는지 체킹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법으로 명백히 안 되는 일은 제 선에서 끝내는 맞다고 봅니다. 그래야 시장께서 큰 정책을 결정하고 대외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부 공무원들이나 사업자들은 부시장이 까다로워서 결재를 안해준다고 탓합니다.

							강희진 광명부시장 @사진=광명시청
강희진 광명부시장 @사진=광명시청

장 부시장께서 워낙 직설적이다 보니 대화 자체를 어려워하는 공무원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부시장님께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거나 부시장실에 들어가면 말을 안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리자로서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강 부시장실은 항상 열려있고, 일하는 직원들과의 소통에 문제없습니다. 저도 실수할 수 있고, 제가 모르면 직원들이 알려줬으면 합니다. 저에 대해 그런 비난을 하는 공무원들은 대개 법적으로 안 되는 것을 보고했다가 법을 공부하라고  말한 것에 기분이 상한 것일 겁니다.

장 그렇게 결재해달라는 경우가 있습니까.

강 네. 적어도 결재를 받으려면 자기 업무는 다 알고 와야 합니다. 전임 공무원이 한 것을 그대로 베끼고 공부도 안하니까 질문하면 답을 못합니다. 그러니까 저를 만나는 게 무섭겠죠.  제가 하루에 70~80건의 결제를 합니다. 대개 전자결재를 하고 대면결재는 10% 정도인데 이해가 안 되거나 잘못된 결재를 올린 공무원만 부릅니다. 법을 준수하고 정확하게 집행해야지요. 본인 돈이면 그렇게 함부로 쓸 수 있겠습니까.

장 중앙대 병원 문제도 부시장께서 막으신 게 맞습니까.

강 네, 당연히 막아야 했습니다.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서 지식산업센터에 의료업체가 아닌 일반 공장이 들어가게 해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결재 안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언론에 공개하고 주민공청회 하겠다니까 담당 공무원이나 업자들은 당연히 저를 욕하겠죠. 아파트형 공장으로 해주면 거기 100% 분양됩니다. 그런데 분양업자만 돈 벌어 먹튀하고 중앙대 병원에서 일 추진 안하면 어떡합니까. 당장 병원 문 여는 날이 늦어지는 게 대수입니까. 좀 늦어져도 좋은 의료클러스터 조성해야죠.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서 일해야지 업체 편에서 일해서야 되겠습니까.

장 공직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누구나 공감할 것 같습니다.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강 대다수의 광명시 공무원들이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직원들에게 인사상 인센티브를 주려고 합니다. 일하는 직원이 칭찬받으면 그렇지 못한 부류가 일하는 사람을 탄압하고 시기하는 나쁜 습성을 없애야 합니다. 윗선에 줄 대는 관행을 바꾸고 일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 새로운 아이템을 제안하라고 하면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그겁니다. 책임은 누가 지냐는 거죠. 책임질 일을 굳이 내가 왜 하냐. 그래서 아무 것도 안합니다.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까요. 이런 분위기에서 그게 제대로 되겠습니다.

강 아직 훈련이 안 돼 처음엔 어렵지만 차츰 바뀔 겁니다. 공무원이 자신이 기안한 정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경기도는 책임을 지더라도 자기 아이디어를 어필해 정책에 반영시키려는 공직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일하는 직원들이 대우받고, 일 안하면 철저히 인사상 불이익을 줘야 합니다. 국장과 과장이 관리자로서 직원들이 일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죠.

장 알아서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힘들겠는데요.(웃음)

강 좋은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 하지 말고 선진지 견학을 가서 안목을 넓히고 모방도 해야 합니다. 좋은 시설, 좋은 제도를 많이 보게 해 주고 싶습니다. 놀고 먹고 돈쓰는 연찬회 하지 말고 자기 계발을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자기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저도 젊었을 때 윗사람들이 퇴근 후 결재하라고 해서 밤을 새거나 술자리에 붙들려 있었던 일이 많아 집사람한테 혼났거든요. (웃음)

장 구로차량기지, 서울~광명 민자고속도로, 하안2지구 문제 등 국토부와 대립되는 현안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

강 이 문제는 광명시의 미래와 광명시민들의 삶의 질이 걸린 중대한 문제입니다. 광명시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 시장께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토부장관에게 전달했고, 국회의원들과 공조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방침입니다.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장 아무 것도 안하고 당할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강력히 대처하면서 광명시가 무엇을 얻을 것인지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더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신가요.

강 1천명 공직사회를 끌고 가다보면 욕을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저를 악마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웃음) 그러나 저는 지금 여기 있는 공무원들보다 경험이 많고, 크고 다양한 사업들을 많이 했으며 경기도 21조 예산을 짚어봤습니다. 경험이 많은 선배 공직자가 후배들에게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줘야지 얼렁뚱땅 농담 따먹기하고 비위나 맞추다 가고 싶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행정이고 이것은 소통이 돼야 이루어집니다. 투명하지 않게 하려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는 잘못도 투명하게 끄집어내서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공직사회를 변화시켜야 공무원도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습니다.

장 네,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 저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후배 공무원들과 더 소통하고, 꼬여 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풀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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