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원 시장 측근 임명...시의원들, "이런 청문회를 왜 해야 하나"

[광명지역신문=장성윤 기자] 광명도시공사 신임 사장 공모 이전부터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던 박승원 시장의 지인이 결국 광명도시공사 사장 자리를 차지했다. 게다가 사장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능력 등을 검증해야 할 인사청문회는 이미 도시공사 사장 취임식 날짜까지 정해진 상태에서 실시되면서 시의원들은 "이런 청문회를 왜 해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종석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종석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14일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후보자는 박승원 시장의 인수위원회 격인 ‘시정혁신기획단’ 단장이었던 김종석 전 부천 경기도의원(52세)으로 이미 도시공사 사장으로 확정돼 17일 취임식이 예정돼 있다. 사실상 '사장 후보자'가 아니라 '사장'인 셈이다.

김 후보자는 박 시장이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일 때 수석부대표였던 박 시장의 측근이다. 내정설 그대로 결과가 나오면서 인사의 공정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경영부실로 행정안전부 공기업평가에서 꼴찌 수준이고, 경영진단 대상이 된 광명도시공사에 공기업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회에서 열렸다.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회에서 열렸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런 논란을 반영하듯 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절차의 공정성 등을 의심하는 의원들의 직설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한주원 부위원장은 “후보자 서류를 청문회 하루 전인 13일 밤 6시에 받았다"며 "광명시 집행부가 또 절차를 어기고 시의회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부위원장은 "취임 후 직원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채용한다고 했는데 후보자 본인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하냐"며 "후보자는 부실한 도시공사를 경영할 비전도 없고, 준비도 전혀 안돼 있다. 정치하던 분이 계속 정치를 하지 왜 도시공사에 지원했냐"고 꼬집었다.

이형덕 부의장은 "공기업 경력도 없는데 지인 덕에 사장이 된 낙하산이란 말을 불식시키려면 업무능력이 탁월해야 하지만 대형사업들을 풀어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출판사를 3년 운영한 경력이 있던데 당시 수입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일규 의원은 "후보자가 짧은 기간 동안 수차례 주소를 이전했고, 제출한 서류들이 수년 전에 발급된 것이며, 이력서에는 이미 '광명도시공사 사장'이라고 되어 있다"며 "의혹에 대한 자료 요청 시간을 주지않고 급하게 청문회를 하는 것은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덕수 의원도 "어떻게 보좌관, 도의원을 오래 하셨던 분이 서류를 이렇게 엉망으로 제출하냐"며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회에서 열렸다.
광명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회에서 열렸다.

이에 김 후보자는 "34만 광명시민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고 싶어 도시공사에 지원했다"며 "사장의 역할은 방향성을 잘 잡아가는 것이고, 부족한 전문성과 현장경험은 전문가들과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답변했다. 또한 그는 "급하게 서류를 제출하다보니 부천에서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서류를 냈다"면서 "자주 주소를 이전한 것은 아이가 아팠고, 월세로 사는 등 개인적 사정 때문이지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전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3년간 국회의원 보좌관, 제8,9대 경기도의원을 지냈고, 월간지 기자, 출판사 대표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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